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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반야봉...내리며(2007년 9월29일~30일)나를 부르는 숲 2009. 2. 6. 08:37
밥은 먹어야지..
해발 천칠백고지에서.. 반야에겐 좀 미얀하지만..
식사준비..북어국에.. 라면 하나,
밥은 어제 저녁에 해 놓은 딩굴딩굴 굴러다니는 현미밥.
내가 농사꾼의 아들이지만 다시는 현미 안먹는다..
세번을 삶아도 빠닥빠닥 일어서는 현미밥의 압박 ㅠ.ㅠ
지 옷 다 껴입고 남의 옷까지 뺏어서 둘러쓰고도 덜덜 떠는 저 징순이..
한입뜨고 입을 가리고 가만 있길래..
나도 한입..앗! 뜨거.. 야 뜨거우면 뜨겁다고 말을 해야지!!
징순이 왈, 뜨거워서 뱉을 수도 없고 말도 할 수 없었어.. ㅠ.ㅠ
대화가 필요해..
그래도 이 북어국 냄새는 뇌리에 팍팍..
올랐으니 내려가야지.. 근데 이 죽일놈의 무릎팍이..삐걱거린다..
쩍팔려 후배들에게 말도 못하고.. 항상 자세가 칠십뿌로 였던 선배인데..ㅋㅋ
참으며 한쪽다리에 무게의 칠십뿌로를 지워주고..어렵게 내려간다..
노루목에서 만난 사람들.. 여기서도 화제가 어젯밤 코골던 쓰벌느므시키 ㅋㅋ
졸립다눈.. 군대였으면 때려버렸다눈..
하산을 향한 마지막 봉우리..
삼도봉.
전라남북도와 경삼남도를 가르는 꼭지점..
생긴 모양을 보고 하도 엉덩이로 찔러대서 거기만 빤질빤질..하여튼 사람 맘이란 인지상정 ㅋㅋ
먼 생각을 하는지..
어제 두점 버린 삼겹살을 생각하는지..
잠을 못자 졸고 있는지..
하지만 아무 생각 없다는 거 ㅋㅋ
삼도봉에서 화개재 내려가는 중..
화개재에서 내려다본 마지막 운해...
여기가 예전엔 장터였다는~
혼자 외로이 김밥으로 아침을 때우고 계시는 분과 잠시 고창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상사화.. 지금 선운사에는 한창이겠지.. 작년 이맘때는 선운산을 종주 했었는데..ㅋㅋ
복분자음료에 차가운 우유에 풍천장어에.. 아랫배를 쥐고 화장실을 얼마나 들락거렸는지..
드뎌 하산길..장장 팔키로..네시간여의 하산길의 초입..뱀사골 대피소.
폐쇠된줄로만 알았던 산장이 굴비박스로 쓰이던 스티로폼 뚜껑에 난해한 필체로 " 뱀사골대피소 정상영업중" 이라고 쓰여 있던..
이태까지 못했던 세수를 했다.. 빨래비누를 빌려서.. 그것도 그물망에 씌워있는..
그런데 징순이 왈,폼클린징 있는데..
또다시 그렇게 억누르고 지내던 살인충동이..ㅠ.ㅠ
커피한잔 마시고..
그릇을 씻고 있는 징징이와 엉덩이 걸치고 느긋한 여유를 즐기는 징순이..
이런 막돼먹은 세상을 증거로 남기고파 사진을 찍고 있는 나!!
뱀사골.. 유난히 뱀에 대한 지명이 많은.. 단풍과 깊은 계곡으로 너무나 유명한..
비가 많았던 덕에 수량은 넘쳐나고..
지루하지만 편한 길..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발밑에 기는 도룡뇽도 하나 발견하고..
사소한 얘기로 서로의 감정을 난도질 하면서..ㅋㅋ
다시는 지리산을 안오겠다고 맘에도 없는 말을 하면서..내려간다..
지리산의 하산 코스로는 제일 완만한..
단풍이 쥑일 거 같은 활엽수 사이를..
내내 옆구리를 따라 오는 시원한 계곡 물과 함께..
빨간 단풍이 왜 이쁜지 모르겠다는 저 징징이...
으이그.. 저늠을 내 살생부에 올려야 하나..
다왔다..
남원 반선..
버스를 기다리며..
커플도 아닌 것들이 자세하곤~~ 아조 염병을 한다..
무사히..
다행히 이번에 내가 폭탄이였어 ㅋㅋ
쩔룩거리며.. 낼모래 사십을 바라는 세월을 한탄하며 ㅠ.ㅠ
남원 가는 버스안..
손님은 딸랑 우리 셋..
타자마자 눈은 스르르 감긴다..
하지만 꿈속에서도 "역시 산은 지리산"을 되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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