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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가는 길목...백양사와 학바위를 감싸는 백암산 산행나를 부르는 숲 2009. 2. 8. 11:55
회색빛 하늘..
온통 안개로 자욱한 길을 따라 그동안 잊고 지냈던 산으로의 기억을 되새겨 보며~
을씨년스럽다.
연한 초록 빛깔 하나 보여주지 않는 거무튀튀한 흙무더기 위로
언제였을지도 모르게 말라 붙어 생명의 기억도 없는 오그라진 이파리들.
그래도 산을 찾는 건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껄~~
아마 내려올 때 쯤이면 실마리라도 발견할 수 있으리라 애써 상쾌한 느낌으로 가장한다.
쌍계루와 연못..
물안개라도 피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기네....
진한 초록 물색에 잠긴 연못은 담그지도 못한 손가락에 뼛속까지 시리게 하리라 다가옴을 경계 하는 듯..
이런 한가함이 좋다.
오로지 인기척이란 내 발길 뒤를 따라오며 어지럽게 흩어지는 자갈소리 뿐~~
약사암..
어느새부턴가 산사나 암자에 오르면 하늘로 치켜올라간 처마 밑을 바라보는 버릇이 생겼다.
오늘도 역시... 저 끝머리에 올라앉아 한식경만 앉아 있어보고 싶다.
그러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날 볼 수 있을지 살짝 궁금해지네....
물 맛이 유난히 좋은 이 곳.... 두 바가지나 퍼 마시다..ㅋㅋ
지금 필요한 건 머???
바윗덩이나 하나 굴려 버릴까...
백양사를 뒤로 빠져나와 순식간에 학바위 위 능선으로 훌쩍 올려놓는 공포의 방부목 계단...
오장을 토해내듯 거친 숨을 뿜으며 한발한발 오른다..
학바위에 올라 앉아 내려다보는 백양사~~
이느낌..
어디를 오르나 이순간이 젤 좋다.. 천길 발밑으로만 펼쳐진 아수라~~
가끔은 심해에 잠긴 세상을 구하고자 다이빙 한 번 해보고 싶은 충동이.... 참자...ㅋ
잔설도 있다..
어찌 알고..
눈 가까이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 줄려고~
먹을려고 꺼냇던 배를 살짝 놓아본다..........아조 그림이 사네..
지금쯤 무주는 슬롭이 녹아 다들 관광모드로 돌아섰겠지...ㅋㅋㅋ 그래도 사실 쪼까 그립다~
시대만 잘 만났다면 ..
무명 화백의 병풍 끝자락이라도 차지하여 안채 여인네의 분향이라도 맡고 있을법한 자세로..
상왕봉
백암산에서는 그래도 정상이라는~ ㅋㅋ
사실 좀 왜소하긴 하다..
어..여기가 정상이야? 그렇구나..저기가 어디지? 이제 내려가자~~ 겨우 이정도의 느낌?
에휴.. 산 정상에 무슨 노다지를 캐러 다니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는 좀더 감상을 가져야겠다..
너의 정체를 밝혀라...
너도밤나무는 들어봤어도 나도밤나무는 금시 초문이라...
근데 둘다 있네..
나도밤나무 : 나도밤나무과(―科 Sabiaceae)에 속하는 낙엽소교목.주로 남쪽 지방의 골짜기에서 자라나 서해안의 바닷가를 따라
너도밤나무:참나무과(―科 Fagaceae)에 속하는 낙엽교목.울릉도에서 자라는 특산식물이다.
참다운자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올라간다.
.......................?
.......................?
어떠한 꽃향기도
바람을 거스르지 못하니
넌? 어떻할래?
단풍철엔 번호표를 뽑아 줄서야 한다는
대웅전 옆 학바위 조망~
그 화려함을 일찍이 가져보진 못했지만 저 위용만으로도 충분히 감읍할 수 있을 듯 하다..
봄은 백양, 가을은 내장이라는데..
꽃피는 춘삼월엔 이 곳으로 가족 나드리나 해야겠다.
내려가며 다시 마주치는 쌍계루 연못..
멀 좀 챙겼냐고 물어보는데.. 할 말이 없네..
그냥 올해들어 첨으로 산행을 접한 조그만 흥분.
뻐근한 근육의 피로에 더욱 상승 작용하여 나타나는 상쾌함만 가져도 되지 않을까?
그런데 옆에서 이런다...
" 저 물고기 먹을 수 있을까?"
"어 졸라 맛있어.."
"어떻게 먹는대?"
"피리튀김"
ㅋㅋㅋ
산행의 마지막 대화 치곤....아조 군침이 좔좔 흐른다~~
2009년 2월 7일 토요일 나, 말룡이, 말룡이 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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