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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 지리산에 가시려거든....지리산 종주 후기 3나를 부르는 숲 2009. 2. 6. 08:46
장터목 산장…
눈앞에 둥둥 떠 있는 구름…
마지막 밤…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쏘주를 들이킬 명당 자리 선점…
이틀여간의 기나긴 여정을 마치고 천왕봉을 감싸는 차가운 공기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복수 머리뒤로.. 서서이 물들어가는 저녁 노을…
저 자세는 히말라야 한 서너번 오른 사람 포스 인데….
산행 역사에 길이 남을 장터목에서의 계란 후라이~~
계란이 세개 밖에 남지 않아 잠시 눈치작전과 실랑이가 오가고…ㅋㅋ
회심의 저녁 메뉴..
오삼 불고기
그치만 술과 안주가 아까워… 별하나 보고 한잔 마시고, 노을 한번 보고 한잔 마시고….
이하.. 잠시 장터목의 일몰 감상….
산장은 이미 소등... 하나둘 불이 꺼지고...
그대신 비박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술자리를 비춰주는 랜턴 불빛은 차차 밝아지고...
이 저녁 운치에 취해 무수히 떠있는 별들을 헤아려 보지만...
딱히 아는 별자리는 북두칠성....ㅡㅡ;;
그 흔한 카시오페아도 못찾고... ㅋㅋㅋ
그렇게 도란도란 술병은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고...
세명이서 다굴로 해댔던 모카 갈구기도 지쳐가고...
내일 새벽 천왕 등반을 위해 잠자리로~~
이른 새벽 세시 경..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삼십여분을 망설이다... 급히 급수대로 내려가 양치를 하고 머리에 찬물을 퍼붓고...
하산 코스가 백무동인지라 짐은 산장에 버려 두고서
헤드랜턴 밝히고 천왕봉으로~~
일출 예정 시간 5시 40분..
천왕봉 도착 시간 5시 이런... 찬 기온에 온몸은 사시나무 떨 듯 덜덜 거리고...
그러면서도 다들 동쪽 하늘에 시선을 맞추고 잠시라도 한눈을 팔지 않는...
일출전 천왕봉의 여명...
새벽구름은 바다를 이루고...
해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바위들의 실루엣~~~
저게 진정 사람이 사는 곳이란 말인가......... 잠시 먹지도 않은 술에 취한 듯 감상에도 젖어보고...
떳다~~ 봐라~~
손톱만큼 올라오기 시작한다...
내내 시선을 벼려왔던 여명 옆으로~~~
타오르듯~`
언제나 어디서나 떠오르는 해이지만..
오늘만은 다른 듯~
다르게 여겨지는 듯~
그렇게 해가 떳다...
첫 천왕봉의 일출을 경험했던 그 느낌을 못잊어
거즌 오년을 맘속으로만 담아 왔던 그 감동을
다시금 안겨준 이번 종주....
힘들게 걸어왔던 우리 멤버들에게도 많지도 적지도 않게..
천왕에서 뜨는 저 해만큼만 정열적이고 감동적인 일생을 꾸며가길 바라면서...
아쉬운 여운을 거두어들인다...
그래도
이 컷은 남겨야지...
어떻게 온 천왕봉인데...ㅋㅋㅋ
아놔... 근데 저 표정은 모지???
배터리 엥꼬난 카메라 땜시 급하게 찍어달랬더니.. 표정관리가 안됐네....ㅡㅡ;;
그래도...
이 에너지로...
앞으로 오년은 더 버틸수 있겠지...
잊혀질 때쯤 다시 오금이 저려 지리산을 향할 진 모르겠지만...
바쁜 와중에도 산행 준비를 위해 도와준 우리 멤버들
복수, 아하, 모카....
다들 좋은 기억, 좋은 산행 되었길 바라며....
헥헥거리느라 지리산을 맘껏 취해보지 못했더라도....
두고두고 꺼내어 되새김 해보면
여행하지 않는 여행생활자가 먹고 사는 법을 깨달을 수 있을 꺼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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